이 특징 있는 건물이 뭔지 아시겠어요?
건축가 단게 겐조(丹下健三) 씨의 작품 중 하나인 가가와현 청사의 동관입니다.
청사가 세워진 것은 1958년으로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로 알려진 건물입니다.
※ 2019년 2월 현재, 내진 공사 중이므로 견학하실 수 없습니다. 2019년 12월에 공사가 종료될 예정이오니 그때까지 잠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1950년~1960년대의 다카마쓰에서는 디자인 지사로 유명한 가네코 마사노리(金子正則) 전 지사 시절로 많은 건축가들과 예술가들이 활약했습니다.
다카마쓰와 인연이 깊은 예술가들
가네코 마사노리(金子正則, 1907~1996)
가가와현의 전 지사. 세토 대교의 건설에 공헌. '정치란 디자인이다'를 모토로 제2차 세계대전 후 가가와현 발전의 기초를 다지고 문화 예술 진흥에도 힘썼다.
이노쿠마 겐이치로(猪熊弦一郎, 1902~1993)
화가. 가가와현 청사의 도판 벽화 <와케이세이자쿠(和敬清寂, 다도의 정신)> 등을 제작했다.
단게 겐조(丹下健三, 1913~2005)
건축가. 일본을 대표하는 모더니즘 건축을 일본 국내외에 다수 선보였으며 가네코 전 지사와의 교류를 통해 가가와현에 많은 건축물을 남겼다.
야마모토 다다시(山本忠司, 1923~1998)
건축가이자 전 가가와현 토목부 신축보수과의 기사. 단게 겐조 씨 등과 함께 가가와현 청사 등의 건설에 참여했으며, 세토우치 지역에 많은 공공 건축물을 남겼다.
나가레 마사유키(流政之, 1923~2018)
조각가. 다카마쓰시 동부에 아틀리에가 위치해 있으며 일본 국내외에 많은 작품을 남겼다.
조지 나카시마(ジョージ・ナカシマ, 1905~1990)
가구 디자이너. 나무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끌어내는 가구가 지금도 미국의 공방과 사쿠라 제작소(다카마쓰시 소재)에서 제작되고 있다. 사쿠라 제작소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나무와 마주하다, 조지 나카시마의 가구 만들기
와다 구니보(和田邦坊, 1899~1992)
화가이자 디자이너. 수많은 가가와현 명물의 패키지 디자인을 제작했다.
오에 히로시(大江宏, 1913~1989)
건축가. 모더니즘과 일본 전통 양식이 조화된 건축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과거 다카마쓰에는 '사누키민구렌(讃岐民具連)'이라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도구(민구)에 세련된 디자인을 추가해 그것을 제품화하여 널리 세상에 알리고자 조각가 나가레 마사유키 씨를 발기인으로 1963년에 결성되었습니다. 멤버에는 앞서 소개한 분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사누키민구렌'은 불과 몇 년 만에 자연 소멸되었지만, 타 분야와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정신은 지금도 가가와의 디자인에 깃들어 있습니다.
예술가들이 제작한 작품을 다카마쓰시 중심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인연을 생각하면서 건축과 예술을 걸어서 둘러보는 거리 투어를 떠나볼까요? 자, 출발!
위인들이 걸어온 길을 걷다
문화 예술 활동 발표의 장 '가가와현 문화회관'
입구에서는 다카마쓰와 인연이 깊은 조각가 나가레 마사유키 씨의 작품 <오이데마세(おいでまぁせ)>가 반갑게 맞아 줍니다.
입구를 통과하면 바로 천장이 나옵니다. 대들보의 나무 무늬가 보이시나요? 이것은 현 청사의 건축방법과 동일한 수법으로 나무 틀에 콘크리트를 부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콘크리트와 나무를 이용해 전통 양식과 현대 디자인이 조화된 공간을 연출한 문화회관은 인테리어 가구에도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문화회관 내부 곳곳에 놓여 있는 의자는 오에 히로시 씨가 디자인한 것입니다. 동일한 형상을 하고 있지만 제각각 다른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일본에 2개 밖에 없는 '옻칠 공예 연구소'도 마련되어 있는 등 현이 주도하고 있는 문화 예술 진흥의 기지입니다. 1층에서는 전통 공예품인 가가와 칠기를 무료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브론즈 판이 멋진 랜드 마크 '햐쿠주시 은행 본점(百十四銀行本店)'
벽에 나열된 녹청색의 동판이 특징인 햐쿠주시(百十四) 빌딩. 이곳도 모더니즘 건축의 대표 작품입니다. 1층 현관에는 조각가 나가레 마사유키 씨가 디자인한 바닥과 조각 작품이 있습니다.
바닥은 아지이시 석재 등 5종류의 화강암을 사용해서 '파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도' 위에 자리잡은 조각 작품 <도비타쓰 하토(날아오르는 비둘기)>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주차장에도 나가레 마사유키 씨가 제작한 거대한 녹화 벽면 작품 '구사헤키가(草壁画)'가 있습니다.
벽면 전체가 담쟁이덩굴로 뒤덮여 있는 상당히 희귀한 '살아 있는' 작품입니다.
무예 관련 디자인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는 화과자 전문점 '도모에도(巴堂)'
오너가 와다 구니보(和田邦坊) 씨의 디자인에 반해서 상품 패키지를 비롯해 인테리어 설계까지 의뢰한 가게입니다. 인테리어는 '무사의 집'을 이미지로 하고 있다고 해요.
가게 안에는 칼 걸이를 모방한 장식 선반, 전체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는 오리지널 가구 등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상품을 디스플레이하는 것만으로 광고와 간판이 된다."는 와다 구니보 씨의 제안을 받아 도모에도의 가게 앞에는 강렬한 빨간색 포장지에 싸인 과자 상자가 쌓여 있습니다. 지금 봐도 참신한 디자인에 감탄하게 됩니다.
지역의 명품 과자를 판매하고 있는 '명물 가마도 다카마쓰점(名物かまど 高松店)'
1964년에 오픈한 마루가메초(丸亀町) 상점가에 위치한 역사가 오래된 과자점. 이곳의 상품 패키지도 와다 구니보 씨가 디자인했습니다.
2층은 찻집입니다. 인테리어는 사쿠라 제작소가 담당했으며, 사누키민구렌 제품인 의자와 조명이 지금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녹차와 과자 세트의 차는 손님이 직접 끓여서 맛볼 수 있습니다. 천천히 맛을 음미하면서 가게 내부에 장식된 이달의 와다 구니보 씨의 그림과 가구를 감상해 보세요.
유서 깊은 센베이 전문점 '구쓰와도 총본점(くつわ堂総本店)'
가타하라마치(片原町) 상점가에 위치한 과자점으로 1층은 과자 전문점이고 2층과 3층은 찻집입니다. 옛날 선대가 취미로 화랑을 열기도 했다는 이곳에는 지금도 가게 내부에 많은 작품들이 남아 있습니다.
가가와현 마루가메(丸亀)시에 있는 'MIMOCA(미모카/이노쿠마 겐이치로 현대미술관(猪熊弦一郎現代美術館)'에 작품이 많이 소장되어 있는 화가 이노쿠마 겐이치로 씨의 그림을 비롯해 나오시마 섬에 미술관이 있는 이우환 씨의 작품 등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예술 감상과 티타임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고품격의 가게입니다. 오픈 당시부터 사용하고 있는 사쿠라 제작소의 의자는 정기적으로 손질을 하는 등 소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가구를 보기 위해 일부러 찾는 손님도 적지 않습니다.
예스러움과 새로움이 교차하는 곳 '다카마쓰시 미술관(高松市美術館)'
2016년에 리뉴얼 오픈한 시립 미술관입니다. 여기에서도 다카마쓰 디자인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조각가 나가레 마사유키 씨가 제작한 <나가레바치(ナガレバチ)'입니다.
사미센의 바치(채, バチ)를 본뜬 이 디자인은 나가레 마사유키 씨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하는 작품이 바로 다카마쓰시 미술관에 있습니다. 작품이 미술관의 기초 부분에 연결되어 있어 이동시킬 수 없다고 해요. 현재 장소에 미술관이 설립된 1988년부터 계속 이곳에서 다카마쓰의 변화를 지켜본 작품입니다.
휴식 공간에서는 하나의 판을 얹은 테이블이 놓여 있고 옆에 있는 의자의 좌면에는 전통적인 가가와 칠기 기법 중 하나인 '조코쿠 누리(象谷塗り)'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리를 걷다가 잠시 들르기 쉬운 아트 명소로 다카마쓰시 미술관을 추천합니다. 관내 정보와 기획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기를 참고해 주세요.
다카마쓰시 미술관
예술가들의 휴식처 '깃사 시로노메(喫茶 城の眼)'
1962년에 오픈해 당시 예술가들이 모이던 찻집. 예술가들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여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음악가나 조각가 등 많은 예술가들의 디자인을 도입해 야마모토 다다시(山本忠司) 씨가 건물을 설계했다는 점에서 그의 창조의 원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게 안에서는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사용되었다는 아지이시 석재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BGM으로 조용히 시간이 흘러갑니다. 근처에 오면 꼭 한 번 들러 보세요.
정리
도시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도 단게 겐조 씨의 건축이 있습니다.
체육 시설로 많은 경기가 열리는 옛 가가와현립 체육관입니다. 뱃머리처럼 생겼다는 이 튀어나온 곳은 경기장의 관람석 부분입니다. 이 독특한 형태는 염전이었던 취약한 지반 위에 체육관을 건설하면서 기초 공사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탄생한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2014년 9월에 폐관했지만 지금도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다카마쓰에는 외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유명 건축이나 디자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모더니즘 건축과 예술이 한곳에 모여 있는 다카마쓰시 중심부에는 이 외에도 위인들의 숨결이 깃들어 있는 곳이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걸어 다니며 즐길 수 있는 아트 투어에 여러분도 함께 참가해 보지 않으시겠어요?
2019.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