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와 다카마쓰 【나가레 마사유키 미술관】 조각가 나가레 마사유키의 작품 약 130점을 상시 공개

‘나가레 마사유키’의 이름은 몰라도 일본 아카데미상 수상식에 등장하는 조각인 ‘The God of Cinema’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많을 것입니다.

다카마쓰시 미술관의 ‘Nagare Bachi’, 뉴욕 세계 무역 센터 앞에 있던 ‘Cloud Fortress’, 뉴욕 근대미술관(MoMA)의 영구 소장품 ‘Receiving’ 등 세계 각지에 작품이 있습니다.
그 작품의 바탕에는 평화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다카마쓰시 아지에 있는 나가레 마사유키 미술관

아지 반도의 해안가 길에 견고한 벽돌 담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이곳이 나가레 마사유키 미술관의 입구입니다.

KEISUKE　OTA

나가레 마사유키는 1923년에 나가사키현에서 태어났습니다. 0식 함상전투기 파일럿으로서 종전을 맞이했고, 그 뒤 세계 각지를 방랑하며 독학으로 조각, 정원 조성, 도예, 가구 디자인의 스타일을 확립했습니다.

건축 특집 잡지 취재차 가가와현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처음에는 적적한 곳이라고 느꼈지만, 가가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접하고, 해가 뜨는 동쪽을 향한 이 땅에 1966년 아틀리에 겸 거주지를 마련했습니다.

2019년에 미술관으로 공개됩니다.

고성 같은 벽돌 건물도 작품 중 하나입니다. 옆마을 시도의 벽돌 가게에서 나온 폐벽돌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찌그러진 모양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만들고는 부수고, 부수고는 만들며 생물처럼 변화를 거듭했습니다.

이곳에 소장된 380점의 작품 중 130점이 상시 전시됩니다. 가이드와 함께하는 약 1시간의 투어를 통해 작품 해설과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작품은 검은 화강암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단단하고 차가운 화강암이 나가레 씨의 손을 거쳐 부드럽고 따뜻한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제목이 없는 작품도 많아 보는 이의 상상력에 맡깁니다.

석공이 손의 감촉으로 확인해가며 몇만 번을 연마한 거울 마감 표면은 몇십 년의 시간이 지났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반들반들합니다.

거울처럼 얼굴이 비칩니다.

실외 작품은 자유롭게 만질 수 있으며, 심봉 하나로 지탱한 작품은 360도 회전합니다.

현지 아지석의 최고급 랭크인 ‘고마메’를 사용한 작품입니다.

비바람이 아름다운 모양을 그린 철제 작품입니다.

정원의 끝에 선 ‘Sakimori’.

서양에서는 예부터 제작된 인물 형상 조각이지만, 나가레 씨는 계속 자신의 인물 형상 스타일을 모색했습니다. ‘Sakimori’는 그러한 모색 끝에 다다른 인물 형상이며, 나라를 지키는 병사이자, 생활을 수호하는 사람이자, 남성이기도 여성이기도 합니다. 상체에 뚫린 커다란 구멍에는 마주한 사람의 마음이 뒤얽힙니다.

나가레 씨는 ‘새똥을 맞는 작품은 자연에 녹아들었다는 증거’라고 말합니다. ‘Sakimori’의 상공에는 신기하게도 새가 모여듭니다.

작품의 근저에 흐르는 평화를 바라는 마음. 그것은 전사자의 넋을 달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60년간 바다에 잠겨 있었던 0식 함상전투기의 프로펠러가 신비한 인연으로 나가레 씨에게 왔습니다. 그 프로펠러는 정원의 일각에 특별한 분위기를 풍기며 자리하고 있습니다.

나가레 씨는 이곳에 프로펠러를 두어 영원한 평화를 표현했습니다.

대표작인 ‘Cloud Fortress’의 제작 원형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뉴욕 세계무역센터 앞에 있던 작품은 10m, 약 250t의 대작으로, 구상부터 설치까지 7년 반이 걸렸습니다. 2001년 9월 11일에 미국에서 일어난 동시다발적 테러에도 기적적으로 무사했지만, 구조 활동을 위해 철거되었습니다.
나가레 씨는 언젠가 같은 크기의 ‘Cloud Fortress’를 다시 한번 만들고 싶었지만, 그 바람을 이루지 못하고 2018년에 영면했습니다.